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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축방역사

바이러스 영역 가축방역 노동자 파업을 통해 본 방역청 방역사의 고충

도입

 축산업이 있는 한 조류독감(AI), 돼지독감, 아프리카 돼지열병 등 가축전염병은 돌고 또 돌아 식탁을 위협한다. 특히 10월부터 다음 해 2월까지가 ‘가축전염병 특별방역대책기간’이다. 농림축산 식품부가 관리한다.

전국 다 합해 오직 496명 있는 방역사들이 수많은 가축(2억3천600만 마리)을 방역하다가 과로사하는 위험에 처할 지경이다. 직업 역사 사상 처음으로 이달 18일 시위를 시작했다. 

1. 방역(인간 방역/ 동물 방역)

인수 공동 전염병과 방역

‘방역’은 사람과 가축 모두에게 중대한 일이다. 이 글은 동물 방역에 대한 것이다. 굳이 방역을 인간 방역과 동물방역으로 나누지 않는 것은 사람과 동물이 공통으로 걸리는 전염병(인수공통 전염병)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동물의 암

동물도 사람이 걸리는 온갖 암에 걸린다. 소는 암 뿐 아니라 결핵도 걸린다. 동물방역사의 업무도 인간 전염병 방역과 마찬가지로 ‘생명’을 향해 있고 소수의 인원이 방역의 최전선에서 분투하고 있는 점이 공통점이다.

조류독감

2020년 유럽에서 고병원성 조류독감(새 독감, 가금류 독감)이 그 전년도에 비해 40배 이상 발생했다. 유럽과 한국의 철새 이동권은 시베리아에서 겹친다.

 이에 따라 조류독감이 아시아에서 3배 이상 증가했다. 양계장에서 키우는 닭과 오리 등의 가금류도 ‘새’이기 때문에 야생 철새에 있는 조류 독감에 걸린다.

돼지독감

아프리카 돼지독감은 돼지 흑사병이라고 불리는 치명적인 가축전염병이다. 국내에는 2019년 처음 보고되었고 치사율이 100%이다. 구제역과 달리 백신도 없다.

 한번 이 병이 돌면 인근 가축농장이 폐허가 되어 지금까지 국내 농가 21곳에서 40만 마리가 살처분되었다. 축산 농가 1곳당 2만 마리씩 죽어 나간다.

구제역

역은 역병 즉 돌림병(전염병)이다. 입 구, 발굽 제. 발굽이 두 개인 소, 돼지 등의 입과 발에 물집이 생기는 병으로 거품 섞인 침을 흘리며 입이 아파서 사료를 먹지 못한다.

 고열이 동반되고 사람에게도 전염된다. 백신이 있으나 치유율은 70%인데다 백신 가격이 한 마리당 7만 원이라 실효성이 없다. 백신맞은 고기도 먹기 꺼려진다.

구제역 살처분
구제역 살처분. 출처m.ecomedia.co.kr

살처분

죽일 살. 대개 매몰의 형태이다. 산 채로 땅에 묻어 버린다. 매몰이 허술해서 죽어가는 동물의 비명과 썪는 냄새와 파리떼에 처참하다. 동물의 바이러스가 토양과 지하수를 통해서 다시 전염될 우려까지 있다.

https://www.kahis.go.kr

 가축들이 걸리는 전염병은 조류독감, 구제역, 아프리카 돼지열병, 소 브루세라균병, 소 결핵이 대표적이다. 이들 가축도 인간처럼 에 걸린다. 도축할 때 소는 결핵검사까지 한다.

  그러나 모든 가축의 도축에서 암검사는 안 한다. 암에 걸린 고기가 유통되는 것이다. 도축 전에 암 검사 도입이 필요하다. 
* 브루셀라균: 젖소, 한우, 육우에서 유산과 사산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로 인수공통 감염병이다.

2. 가축방역사들 전국에 오직 496명

가축방역사

가축전염병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 일을 하는 이들이 있다 이들의 직업명은 가축방역사이다. 대학에서 축산학을 전공한 인력으로 농림축산본부 산하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방역본부) 소속이다.

1년 365일 상시로 농장을 방문하며 농장주와 동물을 대면하는 가축전염병 예방 인력이다. 전국 다 합쳐서 가축 방역사는 496명이다.

가축 방역사들 첫 파업
가축방역사들 첫파업.출처 newstomato.com

방역지원본부 노조 2018년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노동자 안전 및 건강 실태조사 보고서

평시에는 가축 질병 예방과 도축을 위해 가축의 시료(혈액 등)를 채취하고 농가 상시 점검 업무 등을 한다. 감염 의심사례가 방생하면 초동 대응을 위해 현장에 출동해 이동 통제, 통제 초소 설치 등 차단 방역을 한다.

 방역본부 경기 동북부 사무소. 경기도 남양주와 구리 전체 농가(= 경기도 면적의 20%)를 담당하는 방역사는 단 두 명이다. 이 두명이 60km씩 떨어져 있는 농장을 차량으로 이동하며 검사와 채취를 한다.

 파주는 방역사가 1명이다. 혼자 직접 운전해서 전체 농가를 담당하니 하루 평균 주행거리만 150 ~ 200km이다. 이는 방역사에게 보통이다. 이는 일반 승용차의 4배 주행거리이고 법인택시의 하루 평균 영업거리인 113 ~ 147km보다 길다. 

 축산 농가 방역정보 시스템에 등록되어 있는 농가는 20만 8841호이고 가축은 약 2억 3619만 두이다. 방역사는 전국에 총 496명이니 방역사 1명당 농가 421호, 가축 47만여 마리를 관리하는 것이다.

 한참을 운전해서 농가에 도착하면 한 마리당 200kg 넘는 돼지와 800kg 넘는 소들을 다뤄야 한다. 근육통 관절염은 흔한 직업병이다. 가축을 다루는 일만큼 중요한 것이 농장주와의 관계 맺기이다. 같은 현장 일라도 농장주가 협조적이면 노동강도가 수월해진다.

 방역사 너희들이 바이러스를 옮기고 다니는 거 아니냐며 오해하는 농장주도 있다. 그러나 서로 필요한 공생의 관계라 대체로 잘 지낸다. 

3. 가축 축사 현실과 동물 바이러스 싸움

돼지축사 상태와 사육틀

돼지 축사는 좁고 어둡다. 돼지 배설물과 사료 냄새가 벽과 바닥이며 공기에까지 스며들어 있다. 9.9㎡(3평) 공간에 사육 틀(쇠봉, 스톨)에 끼인 어미 돼지 5마리와 수십마리의 새끼 돼지가 있다. 

 사육틀(쇠봉, 스톨)은 더 많은 고기 생산을 위해 돼지를 움직이지 못하게 해서 체중을 늘리려는 게 목적이다. 소 축사도 크게 다르지 않다.

 동물 자신들의 배설물 위를 걷고 주저앉고 그위에서 잠잔다. 소똥이 덕지덕지 붙은 소떼가 흔하다. 공장식 양계장에서는 닭의 부리를 자르고 생식기를 자른다.

축사에서 병드는 동물들과 항생제 사료

사람도 스트레스받으면 체내에 유독물질이 쌓여서 병이 드는 것처럼 동물도 그러하다. 게다가 비좁은 곳에 묶어놓고 키워서 체력이 약해진 가축들이 병 걸리지 않게 사료에 항생제가 들어간다.

육식 후에 인체에 잔류하는 항생제

사람이 고기를 먹으면 가축에 있던 잔류 항생제까지 먹게 된다. 우유에도 항생제가 들어있어서 감기가 잘 안 낫는 아동들에게 소아과 의사가 우유를 먹지 않게 처방한다. 

좁은 사육틀에 묶여 사육되는 소
좁은 사육틀에 묶에 사육되는 소. 출처 sbs뉴스

도축 전 가축전염병 검사

방역사들은 상하의가 연결된 전신 방역복을 입고 마스크를 쓰고 장갑과 고무장화를 신는다. 어미 소와 어미 돼지는 도축 전에 가축전염병이 있는지 검사한다.

 가축 산업상 고기로 팔 가축 숫자를 늘리고자 새끼를 낳는 암퇘지와 암소가 많지 숫퇘지와 수소는 전무하다시피 하다. 수컷은 정액 채취용으로 극소수 단기간 살려 둔다.

전염병 검사용 시표채취시 동물 고통과 방역사의 어려움

시료채취 작업은 방역사 한 명이 올가미 모양의 밧줄로 어미 돼지의 코를 감아올려 못 움직이게 한다. 이때 돼지가 무서워서 울부짖기 때문에 방역사들은 직업병으로 이명이 걸린다. 스톨의 좁은 틈 사이로 손을 집어넣고 돼지의 턱에 주사기를 꽂아 피를 뽑는다. 

 돼지 피부가 두꺼워 주사기가 쉽게 들어가지 않는다. 시간이 지체될수록 돼지와 쇠봉 사이에 방역사의 손이 끼어 골절되거나 타박상을 입는 일이 흔하다.

 소는 꼬리나 머리 쪽 정맥에서 채혈한다. 소가 원체 크고 무거운 짐승이라 움직이는 1톤짜리 트럭에 비유될 정도로 소 채혈은 위험하다. 

 방역사들은 1년의 일정을 미리 직접 작성하고 방문 전에 농장주들에게 전화를 걸어 방문 일정을 잡는다. 광역시도별로, 시군별로 1년 치 목표 시료채취 물량이 내려온다.

전국 가축농장 정보 데이터베이스 구축

전국 가축 농장 정보를 데이터베이스(DB)로 구축하는 일 또한 방역사가 한다. 가축방역 대책과 관련 통계자료가 만들어지는 중요한 토대이다.

 방문한 농장에서 방역사가 이상을 발견하면 70% 이상이 실제 질병으로 판명된다. 방역사는 가축전염병의 방역 현장의 ‘손과 발’이다. 손발이 묶이면 방역체계가 무너진다.

3. 방역사 복지와 선진 방역으로의 대책

예방 시스템 구축의 필요성

전문가들은 한정된 인력의 손과 발에만 의존하는 지금의 방역체계는 위험하다고 한다. 제대로 된 예방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사후 대응도 중요하지만 사전 예방이 우선이다.

방역사 인력확충 필요성

농장 예찰, 전염병 모니터링이 예방책에 들어간다. 이러한 예방책에 훨씬 힘을 쏟으려면 지금 수준의 인원으로는 어림도 없다. 방역사 인력 확충이 필요하다.

방역본부 방역사의 95.6%가 무기계약직 박봉

방역본부 방역사의 95.6%가 무기계약직이고 월급은 공공기관 무기계약직 평균임금에도 못 미친다. 높은 산재 위험률과 낮은 급여, 체계 없는 현장에서 방역사들이 일한다.

 방역본부는 공공기관 중에서도 ‘기타 공공기관’에 속한다. 한국의 공공기관은 350개이고 크게 세 종류이다. 공기업(36개), 준정부기관(96개), 그 외의 경우가 바로 기타 공공기관(218개)이다.

방역사의 월급의 모순과 해결책

방역사의 월급은 국비에서 60%, 지방비에서 40% 충당된다. 국가차원에서 신속히 인력을 동원할 때 지방자치단체의 눈치를 봐야 한다. 컨투롤 타워가 없다.

 농식품부가 지자체에 지시하면 지자체는 사안에 따라 스스로 취사선택을 하고 무시할 건 무시하는 상황이다. 그리하여 방역사들은 농식품부와 지자체 지시가 다를 때 어떻게든 소화해 내야 해서 스트레스가 가중된다. 

 2020년 한국능률협회는 가축방역본부 조직을 진단하고 전액 국비로 지원하는 ‘국비 방역사’를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국비 100% 방역사를 2021년부터 2030년까지 운영할 때 비용이 약 592억이 든다. 이를 통해 얻는 경제·사회적 편익은 956억 원으로 훨씬 이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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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건강하고 안전한 식품으로서의 고기가 있는지 조차 의문이다. 대체 단백질이 있으니 참고할만하다. 가축들도 암에 걸리고 조류독감, 돼지독감, 구제역 등 전염병에 걸린다. “전염병 걸린 가축 돌보다 우리가 죽겠어요” 방역사들이 이달 20일 사상 첫 파업을 하면서 하는 말이다. 공공운수노조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지부가 노조 창립 이래 이 추위에 첫 파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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