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테라 루나 권도형 미국으로 송환 결정

2024년 2월 21일 몬테네그로 현지 법원이 가상자산 테라 루나 폭락 사태의 주범인 권도형 대표의 미국 송환을 결정했다. 함께 검거됐던 한창준 최고재무책임자는 이미 한국으로 송환되어 재판에 넘겨졌으나 권도형은 3월 말에 미국으로 송환될 예정이다.

권도형 미국 송환

권도형이 미국에서 죗값을 치르게 됐다. 몬테네그로 현지 고등 법원이 한국행이 아니라 미국 송환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권도형이 검거된지 11개월 만이다.

권도형이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됐을 때 한국과 미국 모두 권도형의 송환을 요청했으나 한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은 현지 법원에 의해 기각되었다.

2024년 2월 21일 현지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은 권도형을 금융 운영 분야에서 저지른 범죄 혐의로 기소한 미국으로 송환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왜 한국행이 아니고 미국행인지 미국 송환 결정에 대한 근거는 별도로 밝히지 않았다.

2022년 권도형이 일으킨 테라 루나 폭락 사태로 미국인을 포함해 전 세계 투자자의 피해 규모는 50조원 이상인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 검찰과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가 가상자산에 증권성이 있다는 판단을 적용해 권도형에 대한 소송을 이어가고 있다.

권도형은 체포된 이후로 줄곧 미국 송환이 아닌 한국행을 고수해 왔다. 권도형은 한국의 대형 로펌 김앤장에 막대한 변호사비를 송금한 상태다.

이유는 한국에서는 경제사범의 최고 형량이 고작 40년인데 반해 미국은 개별 범죄마다 형을 내려 합산하는 병과주의라서 100년 이상의 징역형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권도형의 몬테네그로 현지 법률 대리인 고란 로디치 변호사는 이번 미국 송환 결정이 법률적 근거가 아닌 정치 외교적 관계에 의거했다며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항소가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낮다. 권도형의 송환국 결정권은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에 있기 때문이다. 권도형은 늦어도 3월 22일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송환될 걸로 전망된다.

권도형의 범죄인 인도 구금은 2024년 2월 15일 종료됐다. 그러나 이와 별개로 위조 여권 소지(공문서 위조 혐위)로 선거받은 징역 4개월가운데 형기가 대략 한달 남아 있다. 형기가 끝나는 대로 미국 송환이 이뤄질 것이다.

가상자산 테라 루나 사태는 초유의 거액 금융 사기사건이었다. 미국은 경제 사범에 대한 형량이 한국보다 많이 나온다. 테라 루나 사태의 국내외 피해자들은 미국송환을 환영하고 있다.

한국 수사 당국은 권도형의 신병 확보에 주력하며 한국행 송환을 요청해 왔다. 그러나 현지 법원이 미국행을 결정했다. 한편 서울남부지방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이미 권도형의 측근인 한창준을 국내 송환한 후 구속 기소했다.